피터의 원리를 극복하는 방법에 관하여
피터의 원리를 극복하는 방법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터의 원리가 조직과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본 건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피터 교수가 자신의 사례 조사 및 연구 성과를 엮어 피터의 원리라는 책을 내기 위해서 몇몇 유명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자 당시의 반응도 그러했습니다. 어느 출판사는 그 책을 출간할 마음을 접으라고 했고, 어떤 방법으로도 판매 목표량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출판사는 이런 코미디를 쓰려고 그렇게 많은 비극적 사례를 수집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냈죠. 여러 출판사의 거듭된 냉소와 거절에도 불구하고 결국 피터의 원리라는 책은 1969년에 출판됐고, 이는 시대를 초월하는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습니다. 직장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현상을 일러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욱 재밌는 것은 피터 교수가 피터의 원리를 깨뜨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피터 교수는 역설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르면 창조적 무능력을 발휘하여 더는 승진하지 않는 편이 건강한 행복을 찾는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컨대 직장에서 약간 문제가 있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적당히 게을러진다든지 해서 자연스럽게 승진 대열에서 멀어지라는 이야기를 했죠. 자신을 무능력하게 만들고야 마는 끝없는 승진에 집착하기보다는 유능한 구성원으로 남을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 더 높은 만족감을 얻는다는 이야기겠죠. 그러나 피터 교수의 다소 낭만적이기까지 한 이 조언은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조금 무능력해도 큰 탈만 없으면 평생을 직장에 다닐 수 있던 호황이 된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오늘날처럼 경쟁이 극심한 시대이면서 나날이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시대에 피터 교수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다가는 곧바로 회사에서 쫓겨날 신세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오늘날에도 여전히 피터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이제 그 원리의 작동 방식이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떻게 하면 피터의 원리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극복 방법은 바로 과거에 유능하다고 인정받았던 조직 내의 성공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성공 방식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조직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이에 뒤따르는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램 차란이 제시한 리더십 파이프라인 개념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램 차란이 말하길 회사의 직무는 대체로 네다섯 단계로 나눌 있다고 했습니다. 1단계는 막 입사해서 혼자 실무적 업무를 처리하는 단계이고, 여기서 유능함을 인정받으면 초급 관리를 하는 2단계로 올라갑니다. 그다음은 부서를 관리하는 3단계로 올라서고, 여러 부서나 사업 부문을 총괄 관리하는 4단계로 올라서며, 마지막으로 5단계에 오르면 회사 전체를 경영하는 최고경영자가 됩니다. 램 차란은 이것을 리더십 파이프라인이라고 표현했으며, 거의 모든 조직은 이러한 단계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피터의 원리를 극복하는 방법에 관하여 살펴봤습니다.